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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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후기] 트랜스젠더/젠더퀴어와 함께하는 <숲 터전 만들기> 워크숍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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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후기] 트랜스젠더/젠더퀴어와 함께하는 <숲 터전 만들기>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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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도 트랜스젠더가 있습니다." 


임보라목사기념사업회는 트랜스젠더·젠더퀴어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어울려 환대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숲 터전 만들기〉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3월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연대의 자리에 이어, 이번에는 교회와 각자의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 온 트랜스젠더·젠더퀴어 청소년과 청년들이 모여 '트랜스젠더와 함께하는 교회 매뉴얼'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세 조가 각기 다른 매뉴얼을 만들었지만, 겹치는 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교회 안에도 트랜스젠더가 있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 여전히 당연하지 않은 곳에서, 그 자리에 함께한 참여자 라스(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님이 후기를 보내주셨습니다.



행성인 캠페인 팀에서 만든 첫 '트랜스 프렌들리 에티켓', 줄여서 '트티켓'은 퀴어 커뮤니티 내부에서 트랜스젠더 당사자를 대할 때 알아두고, 지켜주었으면 하는 것을 담아 만든 가이드라인이다. 이후로는 퀴어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범주를 넓혀 트티켓 캠페인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많은 아이디어 중에는 학교에서, 교회에서, 시민사회에서, 가족 관계 내에서와 같이 각 상황과 공동체, 공간에 맞는 방식으로 트티켓이 재탄생하고 확장되어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다. 그렇기에 임보라목사기념사업회에서 <숲 터전 만들기> 워크숍 프로그램 중 일환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교회와 관계를 맺어 온 트랜스젠더퀴어 청소년/청년이 모여 트티켓을 참고하여 '트랜스젠더와 함께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보자는 기획이 반갑게 다가왔다. 내가 살아가는 공간, 공동체 안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로 존재하고 환대받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교회에도 '트티켓'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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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에 들어와서 참여자들은 입장할 때 자신이 선호하는 성별 대명사와 이름을 함께 쓰는 이름표를 적었다. 어찌 보면 소소할 수 있지만 한국 사회의 다른 많은 공간과는 달리 이곳에서만큼은 나의 정체성을 드러내도 안전한 공간이라는 그 무언의 분위기가 좋았다. 현장에는 비당사자도 함께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모두 함께 같은 이름표를 달았다. 시스젠더를 기본값으로 두고 트랜스젠더는 성별에 대한 부차적인 설명이 필요한 사람으로 만드는 사회를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느꼈다.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하면서, 사실 나는 교회와 깊이 관계를 맺어온 사람은 아니기에,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교회를 경험한 트랜스젠더퀴어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알고 싶었다. 한국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심한 곳이 어디일까?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답 중 하나는 보수 개신교일 것 같다. 각각의 교회의 모습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교회 내에도 퀴어가 있다. 크리스천인/이었던 트랜스젠더퀴어 당사자들은 그 안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무엇을 요구하고 싶을까. 현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들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다. 교회를 잠깐 다녔던 사람도, 다니지 않았지만 접점이 있었던 사람도, 계속해서 교회를 다니고 있는 사람도, 한국 교회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이 모였다. 환대, 믿음, 가족이라는 각각의 키워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 3개의 조에 내가 모두 함께할 수는 없었기에 각자의 이야기를 깊이 듣지 못한 점이 아쉬운 점이었다. 그만큼 모두가 꺼내지 못했던 말이 많아 보였으니까, 귀담아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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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프로그램이 바로 트랜스젠더퀴어와 함께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실천되었으면 하는 것들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트랜스 프렌들리 에티켓을 참고하여 조별로 직접 매뉴얼을 만들어보는 시간이었다. 트랜스젠더 당사자뿐만 아니라 교회 내의 앨라이 또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이 필요할지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렇게 함께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는 과정이 이어져야 교회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조별로 조금씩은 다른 분위기의 매뉴얼을 만들어 발표했다. 각 조의 발표를 들으며 내가 들여다보지 못했던 교회 내에서 트랜스젠더의 모습을 조금 더 상상해 보게 되었다. 예를 들어 '성중립적인 호칭을 사용하자, 원하는 호칭으로 불러주자'라는 포괄적인 내용이지만 교회 버전 트티켓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붙었다. "'형제님, 자매님' 대신에 '여러분, 성도님'처럼 대안적인 성중립적 호칭으로 부르자"', "'남신도, 여신도'라고 역할을 구분하지 말자", "교회 내의 성역할을 타파하자"와 같은 요구였고, 다들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듣고 보니 형제님, 자매님이라는 호칭이 쓰이는 걸 나도 꽤 본 것 같다. 내가 그 말을 직접 듣는 이는 아니었기에 인식하지 못했었다. 다만 트랜스젠더 당사자에게 있어서 지속적으로 원치 않는 성별 호칭으로 불리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잘 알기에 교회에서 이런 말들이 흔히 쓰인다는 점, 성별 분리가 당연하게 여겨진다는 점은 교회에서 겪는 큰 장벽 중 하나였겠다는걸 그제야 깨달았다. 또 트랜스젠더 당사자가 느끼는 공간에 대한 불편함, 나를 환대하지 않는 공간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만드는 주범 중 하나인 성별 분리 공간에 관한 이야기, 1인용/성중립 화장실 및 숙소를 마련하자는 요구는 모든 조에서 나왔고, '십자가가 멀리서 보면 T라는 사실 잊지 말기!' 같은 유머러스한 제안을 한 조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공통으로 나오는 메시지가 있었다. '교회 안에도 트랜스젠더가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다는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많은 한국 교회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말일 것이다. 트랜스젠더와 함께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트랜스젠더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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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퀴어 당사자의 시선으로 함께 한 한국 교회는 어떠한가? 교회에 대한 애증을 담아, 더 나은 교회, 트랜스젠더와 함께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트랜스젠더인 나와 교회라는 공동체 사이에서 갈등과 부대낌을 겪더라도 내가 함께해온 공동체와 신앙이라는 것이 쉽게 떠나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같다. 그럼에도 남아 있기를 선택하거나, 결국엔 떠나는 이들도 있겠지만 교회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은 같다고 느꼈다. 


다시 한번 트랜스젠더/젠더퀴어와 함께하는 <숲 터전 만들기> 워크숍이라는 소중한 자리에 초청해 준 임보라목사기념사업회에게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교회에서 트랜스젠더퀴어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지기를, 교회 안에 '트랜스젠더와 함께하는 교회 매뉴얼'이 걸리고,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며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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